먼저 숫자 두 개만 기억하십시오
직전 연도 한 해 공급대가(부가세를 포함한 매출 총액) 합계가 1억 400만 원 미만인 개인사업자가 간이과세자입니다. 2026년 8월 현재 시행 중인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109조 제1항이 이 금액을 정해 두고 있습니다. 두 번째 숫자는 4,800만 원입니다. 한 해(1월 1일부터 12월 31일) 공급대가가 4,800만 원 미만이면 그 과세기간의 부가가치세 납부 의무가 면제됩니다. 신고서는 내되 낼 세금은 없다는 뜻입니다. 7월에 예정부과 고지서를 받아 이미 납부한 금액이 있다면 그 돈은 연말 신고 후 돌려받습니다. 법인은 매출이 아무리 작아도 간이과세를 적용받지 못합니다.
주의할 것은 기준이 공급가액이 아니라 공급대가라는 점입니다. 카드 단말기에 찍힌 금액, 즉 부가세가 붙은 총액으로 따집니다. 배달앱을 쓰는 가게가 여기서 가장 많이 걸립니다. 배달 플랫폼은 중개수수료와 결제대행 수수료, 광고비를 떼고 남은 돈을 정산해 주기 때문에, 통장 입금액을 더해 매출을 계산하면 손님이 실제로 결제한 금액보다 한참 낮게 나옵니다. 기준으로 쓰는 값은 손님이 결제한 총액이지 사장님 통장에 꽂힌 금액이 아닙니다. 사업을 중간에 시작했거나 휴업한 해가 있다면, 실제 영업한 기간의 공급대가를 12개월로 환산한 금액으로 판정합니다(같은 시행령 제109조 제3항). 9월에 개업해 넉 달 동안 4,000만 원을 팔았다면 4,000만 원이 아니라 1억 2,000만 원으로 환산해 본다는 뜻입니다.
부동산임대업과 과세유흥장소는 기준선이 다릅니다. 이 업종은 공급대가가 4,800만 원 이상이면 매출이 1억 400만 원에 한참 못 미쳐도 간이과세에서 빠집니다. 상가 한 칸을 월 400만 원에 놓고 있으면 연 4,800만 원, 딱 경계에 걸립니다. 관리비를 임대료와 함께 받고 있다면 그 부분이 공급대가에 들어가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세금이 실제로 얼마나 달라지나
간이과세자의 납부세액은 공급대가에 업종별 부가가치율을 곱하고 다시 세율 10퍼센트를 곱해 계산합니다. 부가가치율은 2021년 7월 1일 이후 공급분부터 아래 표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 소매업, 재생용 재료수집 및 판매업, 음식점업 | 15퍼센트 |
| 제조업, 농업 임업 및 어업, 소화물 전문 운송업 | 20퍼센트 |
| 숙박업 | 25퍼센트 |
| 건설업, 운수 및 창고업(소화물 전문 운송업 제외), 정보통신업, 그 밖의 서비스업 | 30퍼센트 |
| 금융 및 보험 관련 서비스업, 전문 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사업시설관리 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 부동산 관련 서비스업, 부동산임대업 | 40퍼센트 |
결국 매출 대비 실효세율은 1.5퍼센트에서 4퍼센트 사이입니다. 음식점을 예로 들면 이렇습니다. 한 해 공급대가가 9,000만 원이면 납부세액은 9,000만 원 곱하기 15퍼센트 곱하기 10퍼센트, 즉 135만 원입니다. 여기서 세금계산서 등을 받고 지출한 매입액이 3,000만 원이라면 3,000만 원의 0.5퍼센트인 15만 원을 뺍니다. 카드와 현금영수증 매출이 7,000만 원이라면 신용카드매출전표 등 발행세액공제로 7,000만 원의 1.3퍼센트인 91만 원을 더 뺍니다. 이 1.3퍼센트 공제율과 연 1,000만 원 한도는 부가가치세법 제46조에 따라 2026년 12월 31일까지 적용되고, 2027년 1월 1일 이후 발급분부터는 1퍼센트, 연 500만 원으로 내려갑니다. 계산하면 135만 원에서 15만 원과 91만 원을 뺀 29만 원이 납부액입니다.
여기서 실무자들이 자주 놓치는 대목이 있습니다. 공제를 다 더해서 납부세액을 넘겨도 간이과세자는 그 차액을 돌려받지 못합니다. 초과분은 없는 것으로 봅니다. 위 예시에서 카드 매출이 9,000만 원 전부였다면 공제액만 117만 원이라 납부세액 135만 원을 넘지는 않지만, 매출이 더 작고 카드 비중이 높은 가게는 계산상 마이너스가 떠도 결과는 0원입니다.
반대로 일반과세자는 인테리어나 설비 투자로 매입세액이 크면 환급을 받습니다. 개업하면서 인테리어와 주방설비에 부가세 포함 8,800만 원을 썼다고 해 봅시다. 일반과세자라면 매입세액 800만 원이 잡히고, 첫 과세기간 매출세액이 그보다 작으면 차액이 통장으로 들어옵니다. 같은 돈을 간이과세자가 썼다면 8,800만 원의 0.5퍼센트인 44만 원이 전부입니다. 매출이 작다는 이유만으로 간이과세를 고르는 것이 늘 유리하지는 않다는 말은 이 756만 원 차이를 두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사업장이 둘 이상이면 합산해서 판정합니다
가게를 두 곳 운영하면서 각각 매출이 기준 아래라 안심하는 경우가 있는데, 판정은 사업장별로 하지 않습니다. 부가가치세법 제61조 제1항 제4호는 둘 이상의 사업장이 있는 사업자로서 그 사업장들의 직전 연도 공급대가 합계액이 1억 400만 원 이상이면 간이과세에서 배제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A 매장 6,000만 원, B 매장 5,000만 원이면 합계 1억 1,000만 원이므로 두 곳 모두 일반과세자가 됩니다. 한 곳만 일반, 한 곳만 간이로 유지할 수는 없습니다.
업종이 섞여 있어도 합산합니다. 다만 그중 부동산임대업이나 과세유흥장소에 해당하는 사업장이 있으면, 전체 합계와 별개로 그 사업장들의 공급대가 합계가 4,800만 원 이상인지도 따로 봅니다. 기준선이 두 개 돌아가는 셈이라, 카페 매출 5,000만 원에 상가 임대 5,000만 원인 사람은 전체 합계 1억 원으로는 기준 아래인데 임대 쪽 4,800만 원 선에 걸려 판정이 뒤집힐 수 있습니다. 임대 수입과 장사 수입이 같이 있다면 스스로 계산해 결론 내리지 말고, 사업자등록번호를 대고 국세청이 두 사업장을 어떻게 묶어 보고 있는지를 물어보는 편이 낫습니다.
전환 시점도 짚어야 합니다. 기준을 넘긴 다음 해 7월 1일부터 일반과세자가 됩니다. 즉 2025년 매출이 기준을 넘었다면 2026년 7월 1일부터 일반과세입니다. 1월부터 6월까지는 여전히 간이과세자이고, 이 기간분은 1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를 한 과세기간으로 묶어 7월 25일까지 신고하고 납부합니다. 그리고 7월부터 12월까지는 일반과세자 신분이므로 다음 해 1월 25일까지 또 한 번 신고합니다. 전환하는 해에는 신고를 두 번 한다고 외워 두는 편이 편합니다. 전환되지 않고 계속 간이과세자인 사람은 1년에 한 번, 다음 해 1월 1일부터 1월 25일까지 신고하면 됩니다. 계속 간이과세자여도 7월에 직전 과세기간 납부세액의 절반을 예정부과로 고지받는데, 그 금액이 50만 원 미만이면 고지서가 아예 오지 않으니 고지서가 없다고 신고 대상에서 빠진 것으로 오해하지 마십시오.
제도 설명만 봐서는 모르는 것
7월 1일에 일반과세자로 바뀔 때 재고매입세액 공제를 챙기는 사람과 그냥 넘기는 사람의 차이가 큽니다. 간이과세자일 때는 매입세액을 0.5퍼센트만 인정받았으므로, 전환일 현재 창고에 남아 있는 재고와 아직 감가상각이 끝나지 않은 집기 설비에 대해 그 차액만큼을 계산해 공제해 주는 제도입니다. 재고품은 대략 재고 원가의 9퍼센트 남짓이 돌아옵니다. 전환일에 식자재와 주류 재고가 550만 원어치 있었다면 49만 원 정도입니다. 감가상각자산은 취득가액에 남은 비율을 곱해 계산하는데, 이 남은 비율이 과세기간이 한 번 지날 때마다 건물과 구축물은 5퍼센트씩, 나머지 집기 설비는 25퍼센트씩 깎입니다. 지난해 상반기에 2,200만 원을 주고 들인 주방설비라면 과세기간 두 번이 지나 절반이 남았으니 약 99만 원이 나옵니다. 반대로 취득한 지 2년이 지난 설비는 25퍼센트씩 네 번 깎여 남는 금액이 0원입니다. 오래 쓴 장비를 붙잡고 서류를 만들 이유는 없다는 뜻입니다.
문제는 세무서가 알아서 계산해 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부가가치세법 제44조에 따라 사업자가 일반과세 전환 시의 재고품등 신고서를 작성해서, 전환일의 직전 과세기간에 대한 신고와 함께 관할 세무서에 내야 합니다. 7월 1일 전환이면 7월 25일 신고 때 같이 내는 셈입니다. 이때 안 내면 냉장고 안의 식자재도, 새로 산 주방 설비도 공제 없이 지나갑니다. 신고서에는 품목과 수량, 취득가액을 적어야 하므로 6월 30일 자정 기준으로 재고를 세어 사진이라도 남겨 두는 편이 좋고, 설비는 세금계산서나 카드전표로 취득일과 금액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전환 안내문은 우편으로 오지만 사업자등록상 주소가 예전 것이면 받지 못하는 일이 흔하므로, 6월 중에 홈택스에서 본인 과세유형을 직접 조회해 보는 습관을 들이는 게 낫습니다.
몇 가지 더 걸리는 대목이 있습니다. 매출이 적어도 간이과세를 못 받는 업종이 따로 있습니다. 광업, 도매업과 상품중개업, 부동산매매업, 변호사 세무사 같은 전문직 사업서비스업이 대표적입니다. 여기에 사업장 소재 지역과 사업의 종류 규모를 고려해 국세청장이 고시하는 간이과세 배제기준도 있어서, 상권이 발달한 지역의 특정 규모 이상 점포는 매출과 무관하게 일반과세로 등록됩니다. 같은 업종 같은 평수라도 옆 동네에서는 간이가 되고 이 자리에서는 안 되는 일이 실제로 생깁니다. 세금계산서 문제도 오해가 많습니다. 간이과세자라고 전부 세금계산서를 못 끊는 것이 아니라, 직전 연도 공급대가가 4,800만 원 이상이면 오히려 발급 의무가 있습니다. 4,800만 원 미만이거나 신규사업자여야 영수증만 발급합니다. 상반기에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간이과세자는 1월부터 6월까지분을 7월 25일까지 따로 신고해야 하니, 거래처 요구로 한 장이라도 끊었다면 7월 신고 대상인지 확인하십시오. 마지막은 간이과세 포기입니다. 스스로 포기하고 일반과세를 택하면 원칙적으로 3년간 간이과세로 돌아오지 못합니다. 포기신고서는 일반과세를 적용받으려는 달의 전달 마지막 날까지 내야 하므로, 7월부터 일반과세로 가고 싶다면 6월 30일이 마감입니다. 예외 규정이 있으니 서류를 내기 전에 본인 사정이 거기 해당하는지부터 확인하는 게 순서입니다.
어디에 전화해 무엇을 물을지
가장 빠른 창구는 국세상담센터 126입니다. 평일 업무시간에 전화해서 부가가치세 상담을 선택한 뒤, 사업자등록번호를 불러 주고 세 가지를 물으면 됩니다. 올해 7월 1일 기준으로 내 과세유형이 무엇인지, 국세청 자료상 직전 연도 공급대가 합계가 얼마로 잡혀 있는지, 사업장이 둘 이상이면 합산 금액이 얼마인지입니다. 세 번째 질문이 핵심입니다. 본인이 계산한 합계와 국세청이 보고 있는 합계가 다르면 전환 여부 자체가 달라집니다. 차이가 나면 그 자리에서 어느 사업장 어느 달 매출이 다른지까지 물어 두십시오. 대개는 현금영수증 미발행분이나 배달앱 매출을 본인이 빼고 계산한 경우입니다. 신고서 작성 방법이나 재고품등 신고처럼 서류가 오가는 문제는 관할 세무서 부가가치세과에 직접 물어야 하고, 과세유형과 신고 대상 여부는 홈택스 로그인 후 사업자등록 내역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준 금액과 공제율은 시행령이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당장 신용카드 발행세액공제만 해도 2027년 1월 1일 발급분부터 1퍼센트, 연 500만 원으로 내려가니 올해 기준으로 외운 숫자를 내년에 그대로 쓰면 계산이 틀어집니다. 신고 전에 홈택스 안내나 126 상담으로 그해 적용되는 기준을 한 번 확인하고 시작하십시오. 세무대리인을 쓸지 말지는 금액으로 판단하는 게 낫습니다. 사업장이 하나고 매출 구조가 단순하면 홈택스 안내에 따라 혼자 해도 큰 탈이 없습니다. 다만 사업장이 둘 이상이거나 임대와 장사가 섞여 있는 경우, 그리고 일반과세로 넘어가는 해에 재고와 설비가 수천만 원 규모로 남아 있는 경우에는 재고매입세액 하나만 제대로 챙겨도 수임료가 남습니다.